[저고전] ‘밀로의 비너스, 사랑의 비너스, 한국의 비너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만화”슬램 덩크”로 강·베크 호는 이렇게 말한다.”영감님의 영광의 시대가 언제였죠?국가 대표 시절이었어요?저는 지금입니다!”루즈 볼을 잡으려고 맹렬한 플레이를 하고 다쳐서 교체하면 다시 코트에 나가서 키타야마 고교 농구부 감독이었던 안·한스에게 한 말이지만”슬램 덩크” 하면, 후 화제 명장면인 명대사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농구에 진심으로 접한 강·백 홈의 의지적인 표현이겠지만, 상명 하복 체계가 상당한 한국 체육계에서는 상당히 무 엄한 발언이기도 하지만 체육계에서 범위를 넓히고 같은 질문을 우리의 부모 세대에 적용시킨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아빠, 엄마.당신에게 최고의 시대가 언제였죠?”여러분은 이처럼 직설적으로 듣지 말고 영화 한편으로 그 답을 우회적으로라도 찾아 보는 게 훨씬 좋다.1975년에 공개된 한국 고전 영화”영자의 전성 시대”의 이야기이다.

1970년대 암흑기냐 전성기냐

솔직히 1970년대에 의미 있는 고전 영화는 없다고 생각했다.한국 영화 최대의 암흑기로 꼽히는 시기이기 때문이지만, 그 이유는 그냥 볼 만한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볼 만한 영화가 없을 만큼 재미 없는 배경에는 당시 유신 정권의 콘텐츠 검열 및 그에 따른 이념에 심취한 영화가 자유당 정권 이후에도 계속 사조가 계속된 것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생산되는 영화 자체가 스크린 쿼터 보장에 건조된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후에도 다시 얘기하지만 최대한 요점만 말하면,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한국에 직접 배급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외화 수입권을 국내 영화사가 갖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외화 수입권 배분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작품성도 없는 영화를 주저 없이 찍은 절정의 시기였기 때문이다.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신· 산 옥, 임·곤테쿠 등의 필모그래피를 10손가락 10개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임도 이와 무관치 않을 시간과 필름 가격을 가장 효율적으로 절약하고 코스파 최고의 영화를 찍은 남·기 남 같은 인물이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것에 비하면”영자의 전성 시대”는 스토리에서도 캐릭터에서도 최근 나오는 영화와 완성도를 필적할 수 있으며 그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게 보이는 영화다.사실 이 영화는 김·허 송 감독의 완전한 창작물이 없는 소설이 원작인, 그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것이 바로 내가 한국 소설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무진 기행”의 김·승옥이다.그래서 이야기나 캐릭터나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당대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깊다.영화 한편으로 그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사료의 가치가 이 영화에도 존재한다는 얘기다.예컨대 지방에서 올라온 남자 송·재 호는 일용직 근로자로 굴러갔고 자신의 가게를 여는데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아 역시 지방에서 올라온 여자 그…복승은 가정부 일부터 시작하는 봉제 공장 직공, 버스 차장을 거쳐서 술집의 작품 안부에서 창녀로 전락하는 이야기의 과정은 어떤 의미 말도 안 되는 흔한 소재이지만 인물을 통해서 그 시대 전체를 조명하는 카메라의 프레임은 심상치 않다.경제 성장 그 하나의 목표로 모든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 시기에 늦는 사람들도 반드시 존재하고 그들에게도 이야기는 확실히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의 제목인 “영자의 전성 시대”는 매우 시게요시적이다.많은 한국인이 여전히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박정희(박·정희 씨를 꼽았으며 그가 이룬 초고속 경제 성장이라는 실적만 보면 분명히”전성 시대”임에는 틀림없지만, 인물이 경험하는 그림자의 모습에서 다른 희망을 찾지 못한다면”전성 시대”가 주는 어감은 반어적으로 느껴지게 된다.즉 보는 관점으로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전성 시대에 있을 수 있어 누군가에게는 “전성 시대였다”라는 빈정거림으로 전락할 수 있는 시대의 양면성이 존재하게 된다.정·술라의 “아!””대한민국”은 건전 가요인데 정·테츄은의 “아, 대한민국”이 전혀 다른 뉘앙스인 것과 같은 이치다.그 시절은 암흑기이었는지, 전성 시대였을까?그것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질문에 어느 한쪽이라고 어떻게 분명히 답할 것인가.그래서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그러나 영화는 뭔가 덜 수 있다.염·보쿠슨과 헤어진 송·재 호는 그가 목표에 그리던 양장점을 개업하고 오토바이도 굴리다 사장이 되는 것이어서 염·복승은 팔 하나가 아닌 자신처럼 다리에 장애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다.이런 결말을 반드시 해피 엔딩이 못 되지만, 적당하면서도 현실적인 선에서 그들은 각자의 행복을 찾아 떠났다.그들에게 전성 시대 내내 암흑기로 펼쳐졌던 영화가 끝난 그때부터 시작된다는 결말의 암시가 참으로 얄궂다.

1+1=2, 1-1=0은 당연한 세상의 도리인데

“하나 더하기 하나는 무엇 이우?””둘입니다.””그래, 두개야.그럼 하나 걸린 하나는 몇이니?””영입니다””그래, 아무것도 없으니까.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더불어 두 사람을 만들어 주는 사람으로 제치고 아무것도 없게 하는 사람의 2개가 있다구.내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처지인 줄 알면서도 기회라는 녀석 도대체 어쩌자는 걸까… 그렇긴…”목욕탕의 보일러실에서 당분간던 염·보쿠슨과 최·블루 엠의 대화는 사실상 이 영화의 주제나 다름없다.영상에서는 짧지만 텍스트가 꽤 길어도 굳이 인용하고 싶었다.액면으로만 보면 나이 든 최·블루 엠이 젊은이의 염·보쿠슨과 송·지에호에 어른으로서 충고하는 장면이지만, 실제로 최·블루 엠이 송·재 호보다 1살 어리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사소한 재미가 있다.어쨌든 중요한 것은 염·복승이 송·재 호의 인생을 좀먹고만 있고, 심지어 감옥에 보내는 등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꼭 염·보쿠슨 때문이라고 보느냐는 문제이다.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그것은 다른 “과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염·복승이의 인생은 그녀 스스로 깬 것이 아니라 깨진 것이기 때문이다.세상에 창녀가 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녀 역시 자신만의 소박한 꿈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했다.그러나 미래를 약속한 송·재 호는 3년이라는 긴 시간 군대에 끌려가서 가정부 생활하던 집에서는 개 다음 반의 쓰레기였다 그 집 아들에게 성적인 침해를 받고도 어떤 보상도 없어 억울하게 집에서 내쫓기고 말았다.돈은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공장에도 다니면서 버스 차장의 일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왼팔을 잃었고 그 당시는 큰돈이다 30만원의 보상금도 고향의 가족에 보내야 했다.모든 것을 잃은 염·복승이 가는 곳은 츠카사 창가에 불과했지만 팔 하나가 없다는 이유로 사공 창가에서도 잘 팔리는 처지가 아니었다.게다가 송·재 호의 헌신적인 사랑에도 그녀가 송·지에호에 돌려준 것은 자신에 의해서 싸움에 성·재 호가 연루된 뒤 폭행 혐의로 감옥에 보내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그제야 손·재 호를 알아준 염·복승는 이 남자를 평생 돌보겠다고 각오를 새겨지만 매춘부의 단속에 나선 경찰을 피해서 달아나야 하고 가진 것도 모두 잃고 만다.

창부로 된 자신의 신상에도 “나는 미로의 비너스이다.뽕을 따다에 와서 팔을 보러 왔느냐”라고 당당했던 염·복승은 지금은 정말 좌절하고 술을 비우고”나는 마이너스의 일이었다.하지만 덧셈이 되어야 한다”겠다는 다짐이 너무 공허하게 들린다 것은 염·복승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거나 저항할 수 없을 만큼 상실감을 느끼게 한 세상의 벽 때문일 것이다.그때의 교통 사고만 없었다면 카이지반의 아들 네미가 그녀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해도 농촌에 꿈과 희망이 남아 있었다고 해도 그…보쿠슨의 인생이 그 정도로 전락하는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는 생각 때문이다.이러한 배경을 모르는 타자인 우리는 최·블루 엠처럼 “1+1=2,1-1=0″라고 하는 극히 당연한 세상의 도리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속단하게 되고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힘차게 하고 훈계하기도 한다.그래서 이 작품에서 염·보쿠슨의 영자를 다시 본다.팔 하나 없는 그녀의 몸과 마음 상처로 얼룩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미로의 비너스, 사랑의 비너스, 한국의 비너스로서 1970년대를 살아온 많은 영자들이다.그들의 삶이 반드시 이 영화의 엔딩처럼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나도 가지고 보자 이상한 영화이다.

총평/★6.5

“영자의 전성 시대”는 1970년대 영화치고는 제법 잘 된 영화이지만, 독창성까지 획득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영자의 같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른바”호스티스물”로 인기를 모은 것은 이 영화보다 1년 먼저 나온<별의 고향>이며 이 영화도 최·인호의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해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미 원천이 따로 있는,<영자의 전성 시대>는 다소 후발 주자 또는 봉송 2번 주자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그래도<영자의 전성 시대>가 미친 영향은 적지 않고 뭐라고 20년 후 개그맨 이·영자가 이 영화의 설정과 제목을 가져온 콩트 토크 쇼를 론칭하고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정작 이 영화를 만든 김·성호 감독은 이른바”애니 켄 사태”로 불리는 1996년 대종상 시상식 논란의 중심에 선 데다 개인사까지 겹쳐서 한국 영화의 흑역사 취급을 받고 있으니 세상 일은 정말 알고도 모르는 것이다.

이미지 준비 중인 영자의 전성시대 감독 김호성 출연 송재호 염복순 최불암 도금봉 개봉 1975.02.11.

이미지 준비 중인 영자의 전성시대 감독 김호성 출연 송재호 염복순 최불암 도금봉 개봉 1975.02.11.